삶의 발전적인 변화를 위한, '웹 2.0 경제학' 책과 영화

웹 2.0 경제학 - 6점
김국현 지음/황금부엉이

2006년, 온라인에서 밥을 먹고 사는 이들에게 회자되던 뜨거운 키워드가 있었습니다. 바로 '웹 2.0'입니다.
'웹 2.0'을 모르면 당장이라도 도태될 것만 같은 분위기속에 연일 관련 컨퍼런스와 세미나가 개최되었고, 관련 서적이 쏟아졌으며, 웹기획자의 블로그에는 관련 포스트들이 넘쳐나곤 했지요. 저도 팔랑귀를 가진 웹기획자인지라 컨퍼런스를 기웃거리고, 관련 서적을 읽기도 했습니다.^^;

1년이 지나고 2008년을 2개월여 앞둔 오늘, 그 열기가 작년과는 사뭇 다르군요. 영국의 한 시장조사기관은 '버블 2.0'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국내에서 '웹 2.0'을 통해 획기적인 서비스나 성공적인 수익모델을 창출해낸 사례도 찾기 어렵습니다. '웹 2.0'은 fashionable한 마케팅 용어로 끝날까요? 아니면, 좀 더 숙성해야만 하는 현재진형행일까요?

최근 회사에서 신규서비스를 준비하며, 저도 모르게 '웹 2.0'이라는 용어를 자주 사용하고 있습니다.
"웹 2.0의 개념에 충실한 서비스이며, 어쩌구 저쩌구, 웹 2.0의 비즈니스 모델, 어쩌구 저쩌구, 기타 등등 기타 등등..."

그러다 문득 내가 알고 있는 '웹 2.0'의 실체는 무엇인지, 내가 진행중인 프로젝트와 '웹 2.0'은 무슨 상관 관계가 있는건지 하는 원초적인 의문이 들더군요.(설명하기 애매모호한 부분을 '웹 2.0'이라는 키워드로 은근슬쩍 넘어가려고 하는 건 아닌지.) 그런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프로젝트를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서재에 쳐박혀 있던 '웹 2.0' 관련 서적들을 꺼내어 읽기 시작했습니다. 이미 읽은 책도 있고, 절반쯤 읽다 만 책도 있으며, 아예 시작도 안 한 책들도 있었네요. - -;

제일 먼저 시작한 책이 오늘 리뷰할 '웹 2.0 경제학'입니다. 저자인 김국현님은 '김국현의 낭만IT'라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책은 1부에서 '웹 2.0'이 우리 사회에 끼친 또는 끼칠 영향과 변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 중심에 서 있는 '블로그'에 대한 설명으로 이어갑니다. 2부에서는 '웹 2.0'서비스의 성공적인 사례로 늘 언급되는 '구글'과 '구글 경제권'을 이야기하고, '웹 2.0'에서 빼놓을 수 없는 '롱테일 경제학'과 '어텐션 이코노미'에 대해 설명합니다. 마지막 3부에서는 '웹 2.0'이 미디어와 기업에게 끼칠 변화에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되새김질(?)할만한 부분을 꼽아보면,

인기 태그는 뭉게뭉게 구름처럼 커집니다. 이것이 '클라우딩(Clouding)'이라는 웹에서의 시각 효과입니다. 실시간 검색어가 정보의 소비 랭킹이라면, 클라우딩은 바로 정보의 생산 랭킹입니다. 클라우딩을 보면 현재 블로고스피어에서 가장 뜨겁게 이야기되고 있는 주제가 무엇인지 시각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점을 이용해서 그러한 주제에 태그를 붙이면, 토론에 동참하는 효과를 얻는 것은 물론 독자들도 끌어 모을 수 있게 됩니다.

저자의 주장이 일견 타당할 수 있으나, 개인적으로는 좀 다른 생각이 들어요. 즉, 개인의 검색 행위 자체는 일회성의 소비적 성격을 띄고 있는 것이 맞지만, 그런 개인들이 다수의 인원으로/비슷한 시기에/특정 정보에 대한 욕구 또는 의도가 모여 검색어로 나타날 때는 그 검색어 자체가 정보 생산을 위한 주요 동기가 될 수 있거든요. 오히려 최근에는 실시간 인기 검색어가 TV나 신문과 같은 미디어를 앞서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곤 하죠. 광클과 같이 의도된 검색어 역시 정보의 생산적 성격을 띄고 있을테구요. 책에서 언급한 소비냐, 생산이냐의 성격을 따지려는 딴지는 아니구요. 단지 실시간 인기 검색어와 태그 모두 온라인에서 회자되는 주요 이슈를 표현하고, 때로는 정보를 생산하거나, 생산하도록 동기를 제공하는 역할이 가능하다라고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

우리에게 효용을 강요하던 물리적 제약이 걷힐 수 있다는 점이 증명된 것입니다. 이상계에서는 한없이 커질 수 있는 판매대가 있고, 영원히 꽂아 놓을 수 있는 책꽂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어떠한 베테랑 북마스터보다 빠르게 책을 찾아줄 수 있는 검색의 힘이 있습니다. 즉, '효율'을 위해 '현실적 행동'을 할 수 밖에 없었던 답답함이 일거에 사라지게 됩니다. (중략) 이상계의 소비자들은 상품에 대해 지금까지와는 다른 접근 행태를 보입니다. 미디어가 그들의 욕망을 자극하는 유일한 정보원일 때는 없었던 행동, 그들이 우연히 좋은 제품을 만나길 바라며 '아이 쇼핑'을 할 때에는 없었던 행동을 하기 시작합니다. 그것은 바로 이상계에 펼치진 무한대의 선택지에서 우리의 관심을 줄 대상을 찾는 행동, 바로 검색입니다.

판매자들은 인터넷을 통해 무한대에 가까운 판매대와 영원히 꽂아 놓을 수 있는 책꽂이를 갖게 되었습니다. 동시에 정보의 과잉으로 인해 제한적이고, 개인별로 각기 다른 관심을 어떻게 매치시킬 수 있느냐라는 새로운 고민거리를 안게 됩니다. 책에서는 해결책으로 '검색'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구요. '검색'은 소비자의 욕구가 발현되는 아주 적극적인 행동입니다. 아직까지 적극적인 소비자보다는 소극적인 소비자들의 비중이 더 큽니다.(물론 '검색'의 품질이 향상되고, 그 효용을 깨닫는 소비자가 점차 늘어난다면 달라지겠지만요.) 게다가 같은 관심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관심 대상을 찾기 위한 검색 행위에 있어서의 키워드는 개인에 따라 천차만별이구요. 따라서, 개인의 관심을 매치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검색'과 함께 '개인화'를 기반으로 한 '추천'과 '랭킹'과 같은 필터 서비스가 병행되어야 합니다. 데이터 마이닝(data mining)으로 해결할 수도 있을 것이고, 집단 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을 활용할 수도 있겠지요. 얼마나 개인적인 욕구와 매치시킬 수 있을지가 관건일겁니다.

각설하고, 저자는 '웹 2.0'이란 키워드 자체보다는 '웹 2.0'이 가져온, 그리고 가져올 변화에 주목하라고 합니다. '웹 2.0'이 온라인의 기술적, 또는 개념적 트렌드가 아니라 '삶의 변화', '삶의 업그레이드'라고 이야기합니다. '웹 2.0' 서비스의 성공이나 수익모델을 찾기 이전에 '웹 2.0'이 가진 함의(含意)를 통해 어떻게 하면 발전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필요합니다.

기본적으로 이 책은 매우 쉬운 편입니다. '웹 2.0'이라는 용어가 낯선 이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입문서 수준인거죠. 저처럼 대략의 기본 개념을 갖고 있고, 책을 통해 아이디어를 얻으려는 사람에게는 딱히 들어맞는 책은 아닌 듯 싶네요. 오히려 저는 이 책과 비슷한 구성의 '웹진화론(우메다 모치오)'이 아이디어를 얻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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