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으로 꿰뚫어본 역사, '누다심의 심리학 블로그' 책과 영화

누다심의 심리학 블로그 - 8점
강현식 지음, 임익종 그림/살림

음모론(陰謀論)이란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킨 사건의 원인을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할 때, 배후에 거대한 권력조직이나 비밀스런 단체가 있다고 해석하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정확한 정보를 듣기 힘든 격동기나 혼란스러운 시기에 이러한 음모론들이 많이 유포되는 경향이 있다.
<위키백과>

보통 음모론하면 떠오르는 것은 비밀결사, 비밀집단입니다. 위키백과에서 정의했듯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킨 사건이 발생했을 때, 그 원인이 불분명할 경우 사건의 배후에는 비밀집단이 존재하고 비밀집단에 의해 사건이 무마된다라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인간의 역사속에서 음모론은 끊임없이 제기되어왔고, 최근에는 9.11테러까지도 음모론에 휩싸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역사속에서 끊임없이 음모론이 제기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오늘 리뷰할 책, '누다심의 심리학 블로그'는 그 이유를 '귀인'에 대한 설명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사람들은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어떤 사건의 원인을 찾으려는 경향이 있다. (중략) 이것을 심리학에서는 '귀인(歸因, attribution)'이라고 한다. 말 그대로 원인을 찾는 과정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예상했던 일에 대해서는 귀인을 하지 않고, 예상하지 못했던 일에 대해서는 귀인을 하곤 한다. 예상했던 일은 이미 그 원인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예측하지 못했던 일이 일어났을 때, 원인을 찾으려는 귀인의 과정은 사람에게는 세상을 적극적으로 이해하고 더 나아가 예측하기 원하는 소망이 있음을 설명해 준다.
<누다심의 심리학 블로그 중에서>

이처럼 사람들은 예측하지 못한 일, 갑작스럽게 발생한 일,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일에 대해 원인을 알고자 노력합니다. 그 원인을 알아야만 부정적인 상황 또는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결국, 귀인은, '원인을 파악함으로써 그 상황을 자신이 통제할 수 있다'라는 통제감(Sense Of Control)을 얻기위한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성입니다.

그렇다면 예측하지 못했고, 갑작스럽게 발생했으며,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일에 대한 원인을 파악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특히 개인뿐 아니라 사회 전체에 위협적이고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일이라면 말입니다. 음모론은 일반적으로 이러한 상황에서 제기되게 됩니다. 그 원인이 명백하게 밝혀지지 않고, 실체에 대해 정확하게 모르는 경우 사람들의 귀인 욕구는 아주 강렬해져서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합니다. 그러다보면,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증명이나 추론보다는 그럴듯한 설명에 귀를 기울이게 되거나 자신에게 유리한 상태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음모론의 대표적인 오류가 '대표성 발견법(Representativeness Heuristics)'입니다. '대표성 발견법'은 어떤 결정을 할 때 정보가 얼마나 정확한지를 따지기보다는 '얼마나 그럴듯한지'를 따지게 되는 오류입니다.

뜬금없는 이야기일 수도 있겠지만, 최근 블로고스피어도 음모론이 회자되었지요. 그 중심에는 늘 네이버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포털의 영향력 증대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 및 적절한 수준의 사회적 책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확산되고 있고, 그런 시점에서 업계 1위인 네이버에게 따가운 시선이 쏟아지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 일것입니다. 다만 블로거들이 정당한 문제 제기를 넘어서, 비논리적이고 비상식적인 음모론을 제기하는 것 역시 경계해야 합니다. 선입견과 편견으로 생산된 음모론은 비생산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확대시킬 뿐입니다. 특히 대선과 관련하여 제기된 몇 몇 이슈는 억지춘향식의 글들이 많았던게 사실입니다.

책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서, 이 책은 역사적인 사건을 심리학의 관점에 맞춰 절묘하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기실 역사라는 것이 인간이 살아온 이야기이고, 심리학은 이런 인간의 본성에 대한 연구라고 한다면 서로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일 겁니다. 위에서 언급한 음모론에 관한 이야기 역시, 역사속에서 회자된 수많은 음모론으로 시작해서, 음모론이 제기되는 이유를 심리학의 관점에서 풀어내고 있습니다. 그 밖에도 사무라이의 할복이라는 행위를 심리학으로 풀어난 '자살의 심리학' 챕터와 단순 폭동이 군중 심리로 인해 프랑스 혁명으로 번져갔다는 '집단의 심리학' 챕터 등은 흥미진진했습니다.

이 책의 장점은 배경이 되는 역사적 사건에 대한 서술을 통해 이야기를 시작하고, 이후 사건을 통해 적용될 수 있는 심리학적 지식을 설명함으로써 딱딱하지 않고 심리학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네요. 이전에도 심리학과 관련된 책을 몇 권 읽어본 적이 있습니다만, 이 책처럼 쉽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즐거운 역사/인문 책을 만나서 즐거웠습니다.



덧. 사람들은 왜 복수를 할까요?
여러 설명들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이 책에서는 심리학적으로 '이해받으려는 욕구'라고 설명합니다. 자신이 당한 아픔과 처지를 상대방이 느끼게 함으로써 자신이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이해받으려는 욕구의 발현이라는거죠. 결국 자신을 이해시키기 위해 상대방도 똑같은 고통에 빠지게 한다는 겁니다. 이런 것들을 보면 인간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존재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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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든 학문은 음모론이다. 2007/10/31 00:35 #

    이처럼 사람들은 예측하지 못한 일, 갑작스럽게 발생한 일,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일에 대해 원인을 알고자 노력합니다. 그 원인을 알아야만 부정적인 상황 또는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결국, 귀인은, '원인을 파악함으로써 그 상황을 자신이 통제할 수 있다'라는 통제감(Sense Of Control)을 얻기위한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성입니다.그렇다면 예측하지 못했고, 갑작스럽게 발생했으며,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일에 ......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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