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에서 포털의 역할은 인터넷쇼핑몰과 고객 사이에 가격비교를 통해 다리를 놓아주는 것이다. ‘네이버 지식쇼핑’이나 ‘다음 쇼핑하우’ 등에서 제품명으로 검색하고 가장 싼 가격을 클릭하면 해당 온라인쇼핑으로 연결되는 식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포털을 통한 간접방문자의 비중은 얼마나 될까. 업계에 따르면 온라인쇼핑몰의 방문자들 절반 이상이 포털사이트나 다나와 같은 가격비교사이트를 거쳐서 들어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쇼핑몰, 포털로 새는 돈 막아라, 헤럴드경제, 9/17
기사에서 언급한 것처럼, 온라인에서 상품을 구매하기 위한 구매 패턴이 특정 쇼핑몰을 직접 방문하기 보다는 검색엔진을 통해 유입되거나, 또는 검색엔진의 가격비교 서비스를 통해 유입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의 조사에 의하면, 인터넷 이용자 중 51.7%가 가격비교 사이트를 이용한다고 한다. 대부분 '네이버 지식쇼핑이'나 '다음 쇼핑하우'와 같은 검색포털의 쇼핑 검색 서비스나 '다나와' 또는 '에누리'와 같은 전문 가격비교 사이트를 통한 유입이 대부분이다. 규모는 적지만, 링크프라이스나 아이라이크클릭과 같은 제휴서비스를 통해서 유입되는 트래픽도 일정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방문자를 늘리기 위한 제휴 마케팅으로 시작했지만, 업체에 따라서는 60% 이상의 방문자를 검색포털이나 가격비교 서비스에 의존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과정에서 온라인 쇼핑몰은 역마진이 발생하고, 중개자인 검색포털과 가격비교 사이트는 이익을 내는 당혹스런 케이스가 발생한다.
옥션, G마켓과 같은 마켓 플레이스 모델인지, CJ몰, GSe샵과 같은 머천트 모델인지에 따라서 조금씩 차이는 나지만, 일반적으로 규격 상품에 속하는 가전/PC 제품군의 경우, 판매금액의 5~10%, 패션/잡화의 경우, 10~15%의 수수료를 온라인 쇼핑몰이 가져가게 된다. 이런 구조에서 판매수수료가 5%인 노트북을 옥션에서 판매한다고 하자.
먼저 구매자가 신용카드를 이용해서 노트북을 구매한다면, 대략 2% 내외의 신용카드 수수료가 발생한다. 치열한 오픈마켓의 마케팅 경쟁을 고려한다면 2~3% 쿠폰은 기본적으로 제공된다. 일반적으로 많이 제공되는 3% 쿠폰을 계산한다고 하면,
5%(노트북의 판매수수료) - 2%(신용카드 수수료) - 3%(마케팅 할인쿠폰) = 0% - 2%(중개수수료) = -2%(최종 수익)노트북 1대를 판매함으로써 발생하는 수익은 0%. 그런데, 만일 이 구매자가 검색포털이나 가격비교 서비스를 통해 방문한 사용자라면, 그들에게 2%의 중개수수료를 지급해야 한다. 결국 검색포털이나 가격비교 서비스를 통해 방문한 구매자에게 가전/PC와 같이 수수료가 낮은 상품을 판매하게 되면 역마진이 발생하는 구조인 것이다. 그나마 패션/잡화와 같이 비규격 상품인 경우에는 판매수수료도 높고, 가격비교가 쉽지 않기 때문에 현재의 온라인 쇼핑몰들은 대부분 패션/잡화의 판매에 주력할 수 밖에 없다.
물론 모든 카테고리에서 역마진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고, 또한 리스팅 광고 또는 부가서비스를 통해서 추가 매출을 발생시키고 있지만, 매출 대비 영업이익율은 매우 낮은 수준인 것이 사실. 업체간 마케팅 출혈 경쟁도 한 요인이지만, 동일한 규격 상품을 판매하는데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요소가 낮은 가격임을 감안하면 마케팅 경쟁만을 탓할 수는 없겠다.
이렇게 치열한 시장 환경 속에서 검색포털이나 가격비교 사이트는 온라인 쇼핑몰에 비해 매출 규모 자체는 작지만, 매출의 상당부분이 영업이익인 비즈니스를 영위하고 있다. 온라인쇼핑몰이 역마진을 걱정하는 사이, 검색포털/가격비교 사이트는 검색 트래픽을 통해 수익을 올리는 것이다. 재주는 온라인 쇼핑몰이 부리고, 돈은 포털이 버는 구조가 된 셈. e커머스의 규모가 점차 커져감에 따라 그들의 수익도 점차 커지게 될 것이고.
물론 포털만을 탓할 일은 아니다. 특별한 이유없이 습관적으로 포털을 이용하는 사용자들도 있겠지만, 상품별 비교 기능이나 상세 정보, 저렴한 가격 등을 이용하기 위해서 포털이나 가격비교를 이용하는 사용자들이 대부분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단순하게 할인쿠폰을 제공하는 출혈경쟁이 아닌, 충성도 높은 직접 방문자에게 마일리지 등의 많은 혜택을 부여하고, 동시에 상품에 대한 전문적이고, 상세한 관련 콘텐츠, 리뷰 등을 확보하여 사용자를 자사 사이트에 락인(Lock-In)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하겠다. 더불어 포털이나 가격비교 서비스가 아닌 다른 유입 채널을 확보하는 노력 역시 게을리 하지 않아야 겠다. 올블로그에서 옥션과 제휴를 통해 진행하는 올블릿이 좋은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외부 의존도를 낮추는 효과는 크지 않겠지만 포털이나 가격비교 서비스에 의존적인 구조를 분산시킬 수 있으며, 상품과 관련한 콘텐츠를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효과적일 수 있겠다.
이런 노력들이 쉽지 않은 일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언제까지 떼놈 좋을 일만 시킬텐가?
덧. 위에서 언급한 상황으로 인해 주요 온라인쇼핑몰에서 포털 및 가격비교 서비스에 중개수수료 인하를 요구했다. NHN이 이 요구를 수용할지 귀추가 주목되는 대목이다.(관련기사 보기 :
"가격비교 수수료율 내려라")